미국 작가 중 현존 최고로 꼽히는 폴 오스터는 그의 회고록에서 그의 작업실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의 작업실은 오로지 글쓰기를 위한 공간이었다. 다른 것들은 자리할 틈이 없었다. 글 이외의 다른 생각이 들 수 없는 공간이었다. m4의 사무실 또한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틀리에다. 회사의 철학과 신념을 담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구성원들의 삶을 표용하는 공간, 구성원이 회사의 목표와 방향성에 동의하고,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공간, 업무를 통해 능력을 증명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공간. m4는 ‘농사’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사무실에 표현했다. 정성과 성실함으로 작물을 일구는 농부의 모습이 프로젝트를 탄생시키는 것과 흡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는 비닐하우스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설계 부서, 시공 부서, 라운지로 나누어 설치된 3동의 비닐하우스는 그 자체로 디자인 m4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1동 ‘설계 부서’에서는 농부가 밭을 갈고, 새싹이 움트는 과정을 담았다. 영감을 싹 틔우는 이곳에는 아이디어 보드를 배치, 구성원이 자유롭게 상상력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했다.
2동 시공부서는 작물이 자라나고, 꽃이 피는 시기를 담았다.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는 ‘시공’ 시기와 유사했다. 스튜디오가 설계한 내용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살피고, 주시하고, 변화되는 상황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때. 이런 시공부서의 특성에 맞게 마감재 샘플을 전시해 상징성은 물론 실용성도 높였다. 3동은 구성원이 모여 회의를 하고,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다. 다 자란 작물을 수확하는 곳. 이곳에는 m4가 작업했던 프로젝트가 게재된 잡지들이 모여 있다.
m4는 오피스 리뉴얼을 통해 스튜디오의 신념과 철학을 재확인하고, 즐겁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m4의 고민과 창의적 생각이 담긴 이 공간에서 그들은 농부의 마음으로 일을 대하고, 이 초심을 잃지 않고자 했다. 비단 프로젝트뿐 아닌, 일하는 구성원 개개인의 꿈과 가치 또한 피어날 수 있는 공간, 나아가 새로운 클라이언트와 미래 구성원들이 방문했을 때 그 창의성과 성실함에 공감하게 되는 공간, m4가 만들어낸 새로운 오피스는 그런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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